보고 싶은



지친 숨소리를 뿜으며

어둠이 내린 오르막길을

힘겁게 걸어오르며

텅 빈 집을 향하는

그 순간마다

보고 싶은 그대가 있다.

 

피곤한 이불에서 나와

부은 눈을 훔치며

샤워 물줄기가 머리카락을 지나 눈과 섞여

방울이 되어 발끝에 떨어지는

그 순간마다

보고 싶은 그대가 있다.

 

쏟아지는 장대비를 피해

무거워진 다리를 끌며

빗소리가 들리는 창가에 앉아

커피를 기다리는

그 순간마다

보고 싶은 그대가 있다.

 

무거운 여름이 끝나가고

너무 푸르게 바뀐 하늘을 쫓아

시원한 바람이 위로해주는

공원을 홀로 걸어가는

그 순간마다

보고 싶은 그대가 있다.

 

하루가 되어버린

일주일이 되어버린

한 달이 되어버린

반 년이 되고 일 년이 되고...

그 순간이 있다.

 

by 한해살2풀 | 2009/09/15 04:03 | 필름 | 트랙백 | 덧글(1)

마당이 넓은 집








 

그녀는

마당이 넓은 집에 살고 싶었어요.

 

아이들이 웃고 울며

자라는 모습을

바라볼 수 있는 마당이 넓은 집.

 

그녀는

마당이 넓은 집에 살고 싶었어요.

 

화초의 잎을 하나 하나 닦으며

자신의 눈물을

숨길 수 있는 마당이 넓은 집.

 

그녀는

마당이 넓은 집에 살고 싶었어요.

 

땅에서 자라오르는 과목을 보며

가을에 풍성해지는 행복을

담을 수 있는 마당이 넓은 집.

 

그런데

마당이 넓은 집에 살고 싶었던 그녀는

슬픔은 품은 채

설움을 품은 채

희생을 품은 채

사랑을 품은 채

 

그리움을 남겨둔 채

아쉬움을 남겨둔 채

미안함을 남겨둔 채

사랑함을 남겨둔 채

그녀는 연기가 되어...

 

강 너머에 있는

화초에 꽃이 예쁘게 피고

나무에 과일이 풍성하게 매달리는

마당이 넓은 집으로 떠나갔어요.

 

 

 

기다리세요.

나도 그 집에 있는 마당으로 달려갈께요.

그대 앞에서 뛰어놀다가 넘어져

무릎에 피를 흘릴 수 있게..

 

그녀는

마당이 넓은 집에 살고 있어요.

 

by 한해살2풀 | 2009/08/11 01:00 | 필름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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